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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연대.사회의제로 힘차게 내딛자”
          서울본부 간부수련회서...지구협별 실천과제 논의


                                                         박승희 민주노총 서울본부 사무처장

“산별시대로 접어들면서 다들‘내용으로 채우면 되지’라 하지만 실제 지역조직 강화에 힘을 싣지 못하고 있다. 신자유주의를 깨기 위해서는 교육, 의료, 여성, 인권 등 보편적 이해를 대변하는 사회적 연대운동으로 나가야하고 이를 위해 지역을 중심으로 새롭게 조직을 재편해야 한다.”
이는 지난 4월6~7일 충북 괴산군 화양랜드에서 열린 민주노총 서울본부 지구협 합동간부 수련회 때 이시정 전 사이버노동대학 사무처장이 강조한 말이다.

“요즘 누구를 붙잡고 물어봐도 95% 이상이 행복하지 않다고 한다. 맨날 잔업, 특근해도 갈수록 치솟는 사교육비와 의료비 등을 감당할 수 없는 사회에 살고 있다. 이제 노동운동은 임단투를 넘어 노동자 삶 공간에서 사회운동과 결합해야 한다. 서울본부는 올해 ‘사회변혁적 노동운동’을 결의했다.”
두 번째 강의에 나선 김진억 서울본부 정책기획국장은‘지구협의회 활동으로 본 노조 지역운동의 현 주소와 과제’란 주제로 사뭇 진지하게 말을 이어갔다.

지역과 사회운동 강조 이유 -“신자유주의 구도 깨기 위해”

기업별노조의 한계를 넘어 산별로 무장한 새로운 노동운동의 시대를 열고 있는 상황에서 이토록 지역을 강조하는 이유는 뭘까? 또 회사, 공장을 뛰어넘어 사회운동을 그토록 강조하는 원인은 뭘까?

이시정 전 처장은 “노조는 원래 생활공동체로 출발했으나 지금의 노조는 실리를 추구하는 도구로 떨어졌다.”고 비판한 뒤, “노조를 생활과 투쟁의 공동체로 키우기 위해서는 의식화와 일상활동을 꾸준히 이어가야 함”을 역설했다.
특히 이 전 처장은 “과거 전노협이 기업별노조에서도 노조운동의 원칙에 충실할 수 있었던 것은 전태일 정신으로 무장한 수많은 변혁적 노동운동 활동가들의 헌신적인 투쟁과 노력이 있었기 때문인데, 지금은 그 많던 소모임과 교육, 문화패, 선봉대 등이 하루아침에 사라지면서 현장이 죽어갔다.”고 말한 뒤, “이러한 활동가와 조직을 재생산해야만 노동운동은 새롭게 태어날 수 있다.”고 짚었다.

김진억 국장은 91년부터 서노협 지구위원회(중동부지구) 때의 일상활동을 자세히 소개해 참가자들의 경외심을 불러일으켰다.
“우선 당시 중동부지구는 제조업 중소영세사업장으로서 임투를 중심으로 한 강력한 연대투쟁, 투쟁전선을 형성함으로써 노동조건을 바꾸고 고용을 지켜나갔다. 특히 지구위원회 사무처장단, 조직부장단, 교육부장단 등 모임을 진행했는가 하면 지역 체육대회, 등반대회, 통일대회, 여름 한마당 등을 진행했을 때는 수 백 명이 참여하는 성황을 이뤘다.”고 언급했다.

전노협 시대, 조합원이 지역연대와 일상활동의 주체

요즘 한미FTA저지 집회나 과거 비정규악법 저지 집회 투쟁을 봐도 조합원보다는 주로 대표자와 상근 간부들이 깃발 들고 가는 경우가 허다한 데 이 때는 노조 대표자 뿐 아니라 노조간부와 조합원까지 연대투쟁과 일상 활동을 벌여나갔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든 광경임에는 틀림없다.

서울본부는 몇 개씩 구를 묶어 동부, 서부, 남부, 남동, 중부, 북부 등 6개 지구협의회를 두고 있다. 다른 지역본부는 본부와 지구협 사이에 시협의회를 두고 있는 곳도 있다. 지구협의회나 시협의회는 민주노총, 지역본부 지침을 충실히 실천하는 단위이자 투쟁사업장에 대한 연대지원을 중심으로 한 지역 연대투쟁의 구심점이다. 그러하기에 산별업종과 달리 새로운 질과 내용을 부여받고 있다.

예를 들어 여의도 지역에 건설, 증권, 사회보험, 방송사, 학교 등 다양한 업종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있는데, 산별조직은 해당 업종 노조만 지원한다. 다른 산별업종에서 투쟁이 일어나도 조직 구조상 쉬이 달려가기 어렵다. 이 때 지역본부 지구협의회는 산별 업종을 뛰어넘어 언제라도 달려가야 하고 달려가기에 더 쉽다. 물론 일찍 달려간다고 지원투쟁을 더 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교섭권도 산별업종에 있기 때문에 지역본부가 투쟁의 전면에 나서기 어려운 점도 있다. 하지만 서울본부는 하이텍, 기륭전자, 건설엔지니어링노조 도우분회 등 장기투쟁사업장 지원을 위해 지구협의회 중심으로 일상적인 지원 연대를 하고 있다. 특히 남동지구협의회는 소속 지부들이 매월 후원금을 모아 도우분회에 지원하는 한편 포이동 철거반대투쟁에 적극 결합하는 등 모범적인 민중연대 활동을 벌이고 있기도 하다.

반면 공공, 화섬, 서비스, 사무금융 등이 산별로 이미 전환했거나 조만간 전환할 예정인 가운데 이들이 지역본부 지구협의회를 두고 있거나 둘 예정으로 있어 서울본부 지구협의회와의 위상 문제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올라 있다.

이번 지구협 합동간부 수련회는 이에 발맞춰 지구협별로 어떤 노동의제, 사회의제를 걸고 산별업종과 함께 지역연대를 해 나갈 것인가에 대한 전망과 과제를 풀기 위한 장이었고, 이는 지구협별 분임토의에서 쏟아져 나오기도 했다.

지구협별 다양한 실천과제 결의

■ 북부지구협의회(의장 배상조)  

“교육, 노동상담사업 등으로 기초 다지겠다”

발표에 나선 이상선 대협국장(공공서비스노조 서경지부)은 “현재 소수의 사업장이 참여하고 있지만, 우리 삶이 변화할 수 있다는 희망을 지역운동을 통해 찾고자 한다.”며,“지역은 생활과 노동의 공동체이다. 지역사업에 대한 이해와 역할에 대한 공감을 이루기 위한 기초부터 다지겠다. 노동교실, 지구협 월례교육, 1교육 1실천 등 교육을 일상화하고 상상으로 머물러 있는 노동상담사업, 주말농장 1지구협 1농민회 등도 현실로 키워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중부지구협의회(의장 조정기)

“방문, 교육 등으로 단사 결합력 높여내겠다”

정주억 중부지구협 부의장은 “산별연맹 서울본부와의 차별성이 필요하다. 단사 방문, 실천단 모임, 교육, 학습 소모임 등 단위노조 결합력을 높여내기 위한 의식화와 활동을 벌이자.”는 토론 결과를 발표한데 이어, “노동운동의 위기를 넘기 위해 사회운동성 회복에도 나서야 한다.”는 운동 방향에 대한 내용도 소개했다.

■서부지구협의회(의장 최봉식)

“비정규직 정규직화 공동임단협 요구하자”

최봉식 서부지구협 의장은“간부들의 관성화, 연대 활동 미약, 사회적 의제 미발견, 일상 활동 감소 등 여러 문제들이 나타나고 있는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올해 지구협에서‘비정규직 정규직화’등 공동의 임단협 요구안을 만들고 비정규개악법안에 대한 지구협 공동교육, 비정규법안 관련 지침서 제작 등을 해나갈 것”을 밝혔다. 다른 지역과 달리 주로 비정규 사업에 대한 높은 의지를 드러냈다.  

■남동지구협의회(의장 백재웅)

“포이동 빈활, 체육대회, 사무국장단 모임 등 하겠다”

최한영 사무국장(아리랑TV지부)은“10년 전 노동법개악저지투쟁 때는 전체 생존권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에 함께 했으나 이번 한미FTA무효투쟁은 동기부여나 조직화가 어려웠다. 다시 조합원을 움직일 수 있는 기획이 필요한데 그나마 지구협의회 활동이 최소한의 건강성, 연대성, 변혁성을 만들어내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토론 결과를 낭낭하게 밝혔다. 나아가 “조합원 의식화를 위한 교육과 참여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과 산별, 지역이 동등한 무게를 가질 수 있도록 의식과 구조 변화 역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구체적인 활동으로는 마라톤, 정기산행, 포이동 빈활, 지구협 체육대회, 이웃노조 탐방, 사무국장단 모임, 워크숍, 수련회 등을 꼽았다.

■동부지구협의회(의장 서강봉)

“사업장 공동교육, 취미모임 등으로 단사 조직하겠다”

유진현 동부지구협 사무처장은 “지구협은 청년, 학생, 빈민 등 부문단위의 연대 구심이다. 교육, 보육, 의료 등 서울단위 의제를 지역에서 실천하자. 생활공동체 운동과 결합하자. 더불어 현장과 밀착한 학습과 교육과 활동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 월례강좌, 사업장 공동교육, 정서와 연령 등에 맞는 교육, 취미모임 등 노력과 투자가 필요하다. 조합원의 관심을 미리 재단하지 말고 지구협에 안 나온다고만 할 것이 아니라 사업으로 조직하자.”고 분임토론 결과를 발표했다.

■ 남부지구협의회(의장 최정우)

“공단 고용시장 개입, 최임 불파로 조직화 하겠다”

마지막 발표자로 연단에 오른 박경선 남부지구협 미조직비정규특위장은 “구로공단이 현재는 10만 노동자를 바라보고 있는데, 조직된 노동자는 금속의 경우 500명도 안 된다. 공단의 고용시장에 개입하는 지역의제를 세우고 추진해야 한다. 여기에 시민단체나 당의 역할이 있고, 지구협은 이러한 성과를 모으고 조직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말문을 틔웠다. 구체사업으로 2005년에 진행했던 최저임금 불법파견 관련 사업을 전략조직화 사업으로 이어나갈 계획임을 밝혔다. 더불어 “먼저 '우리공장' 문제가 아니라 전체 지역 의제에 복무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사회 의제 관련해서도 저소득 자녀를 위한 공부방 사업을 전교 중심으로 하고 있는데 이를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고 소개했다. 한편 “산별시대에 지구협을 중심으로 하는 것이 맞긴 하나, 강제하는 것은 대단히 어려움이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산별연맹 서울지역 조직을 아우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수련회에 참여한 표준협회지부 한성길 사무국장은 “노조 전임한 지 6개월쯤 지났는데 공공운수연맹과 민주노총 서울본부로 조직이 나뉘어 있어 어디에 무게 중심을 둬야 할지 난감.”하다고 토로한 뒤,“가장 중요한 것은 교육인데 조합원 교육이 부족한 것 같다. 조합원이 보다 많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많이 만들었으면 좋겠다,”며 솔직한 심정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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